보험, 해지하려고 가입하시나요?_인스밸리 보험재테크칼럼

보험, 해지하려고 가입하시나요?
- 보험시장의 新트렌드, 저해지형 -

가계경제 ‘빨간 불’, 불필요한 지출은 ‘보험 해지?

최근 저금리•저성장으로 인한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가계 경제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러한 불황 장기화는 가계소비 위축 가능성을 야기시키는데, 가계 상황이 어려울 때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하는 방법이 보험계약 해지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 조사결과에서 지난 해(2015) 25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은 약 18조 4천억 원으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런 영향으로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이에 맞는 신상품을 출시하게 이르렀는데, 올해 초 보험사에서 보험료 납입부담을 해소해 줄 상품이 출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저해지형’ 상품으로 금전적 부담이 보험 해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상품은 해지환급금을 낮추고 보험료를 줄여 납입기간 내에 보험을 유지하는 경우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 이목을 끈 상품이다. 그렇다면, 갈수록 포화되고 있는 보험시장에서 新트렌드 상품으로 자리잡을 ‘저해지형’ 상품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유지하면 부담 더는 저해지형 상품

저해지형 상품이란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을 처음으로 시작되었는데, 보험료 납입기간 중 해지할 경우 지급하는 해지환급금을 줄인 대신 보험료가 저렴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맞춰 보험료를 선택할 수 있게 저해지환급형과 표준형(일반형)으로 나눠져 있으며, 환급형의 비율이 낮을수록 보험료는 저렴해진다. 또한 보험료가 줄었다고 해서 보장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것과 달리 보장내용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러한 저해지형 상품은 손해보험사에서도 잇따라 출시되었는데,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과 다른 점은 사망보장에 국한되었던 목마름을 해소하면서, 고령화시대에 최적화된 건강보험에 저해지환급형 기능을 탑재해 보장과 보험료의 장점을 갖춘 일석이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손해보험사 저해지형 상품은 한국인 사망원인 질병 3위 안에 해당하는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을 보장한다. 납입기간에 중도해지 할 경우, 해지환급금 지급률에 따라 지급하는 50%형, 지급이 아예 되지 않는 0%형, 표준형으로 구분된다. 보장금액 규모는 세 종류 모두 동일하고, 납입기간 중 해지할 경우 발생하는 해지환급금 비율에 따라 역시 보험료에 차이가 있다. 보험료 수준은 무해지환급형이 저해지환급형보다 저렴하다. 실제 보험료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손해보험사의 상품을 표준형, 저해지형(50%), 무해지형 순으로 비교해 보았다.

실제 비교해 본 결과, 저해지형(또는 무해지형)의 보험료 수준이 표준형보다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생각해보면, 동일 상품의 동일한 수준의 보험료라면 저해지형(또는 무해지형) 상품은 더 큰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는 표준형과 저해지형, 무해지형 상품의 해지환급금 그래프를 비교해 봤을 때, 납입기간 내에 해지할 경우, 저해지형 상품은 표준형 해지환급금의 50%만 지급되며, 무해지형은 0%로 지급되는 금액이 없다. 그러나 납입기간이 끝난 이후부터의 해지환급금은 표준형과 동일해지기 때문에, 결국 저해지형(또는 무해지형)상품이 표준형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환급률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저해지형의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표준형과 동일한 보험금으로 보장 받아 납입완료 시점까지만 유지한다면, 해지환급률 측면에서 더욱 유리한 상품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손해보험사의 저해지형 상품은 종신보험의 사망보장보다는 진단비, 치료비, 입원비 등의 생존보장을 중심으로 보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데 더 수월할 수 있다.

저해지형 상품, 가입하기 전에 알아두세요!

그런데도 이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신중히 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계약의 높은 해지율을 막기 위함을 고려 해 본다면, 저해지형 상품은 납입 유지를 유도해야 하기에 납입중지와 같은 기능이 없다. 때문에 납입기간 내 저해지형 상품의 계약을 해지하는 순간, 그 동안 낸 보험료를 날려버리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 상품은 보험유지를 최소한 납입기간 동안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사실 보험은 해지하려고 가입하는 사람은 없지만 가계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대부분 보험에 손을 대기 마련이다. 허나, 보험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더욱 부담이 되기 때문에 형편이 나아져 추후에 해지했던 보험상품을 다시 가입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때문에 보험을 해지하면 그 순간의 숨통은 잠깐 트일 수 있으나, 평생으로 이어지는 의료비 파산의 고통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험의 본질은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향후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대비책이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야 지속적인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기억할 것은 저해지형 또는 무해지형의 상품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상품으로 취급하기 보다, 보장에 초점을 두고 나에게 필요한 보장이 사망위험인지, 건강위험인지 먼저 확인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본인의 경제상황에 맞게 납입기간이 완료 될 때까지 유지가 가능한지 반드시 고려하여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인스밸리 서병남대표(suh4048@insvalley.com)